본문 바로가기

★ 미지별 이야기

[제25차 언론인권포럼] 민주주의와 언론의 위기


포럼 ‘민주주의와 언론의 위기’

(왼쪽부터) 김진웅 교수, 김학웅 변호사, 최경진 교수, 정인숙 교수



[사회]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발제]
최경진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언론의 세 가지 역할

현대정보사회에서 언론이 갖는 첫 번째 역할은 정보를 전달하고 사회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며 소통은 국민이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공유하고 주고받는 자유입니다. 두 번째 언론의 역할은 권력의 핵심인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책무입니다. 정부권력과 적절한 긴장관계를 가지고 정치 활동과 그 행위를 관찰하여 비판하거나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언론의 세 번째 역할은 여론형성입니다. 세상의 말길(言路)이 되어 국민들에게 민주사회 시민으로서 사회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하고, 민주적 행위를 판단하는데 지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언론은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 역할이 막중한 만큼 언론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발생하는 자본주의적 모순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자본주의 모순의 유혹

정부와 언론의 관계는 매우 복합적이고 미묘하여 양자 간에 어떠한 권위와 비중을 갖고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언론은 그 어떤 사회적 조직보다 정치적으로 독립된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쟁의 자유방임을 근거로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논리를 내세우는 현 정부는 언론에게 사회의 공익적, 공공적 역할을 하는 공기(公器)가 아닌 그저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 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언론기업이 자본에 이끌려 사회적 비리나 파행을 일으켜도 무관심과 모르쇠로 일관했던 과거의 보도형태를 묵인하고 이제는 그것을 자신들 정당의 집권연장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사회안전망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의 연대가 필요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미디어 비평운동, 미디어 교육도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토론1]
김학웅 (언론피해구조본부장·변호사)


김민선 사실확인의무 없다

배우 김민선씨의 광우병 발언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소고기 수입업자가 그 녀의 발언을 걸어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일반시민이 한 발언은 그가 ‘취재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사실 확인의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언론은 사실 확인과 공정한 논평의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발언은 의견수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감정적 차원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학이나 풍자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금의 사회집권세력의 속 좁음이 안타깝습니다.


[토론2]
정인숙 (경원대 신방과 교수)


자본시장 논리의 틀로 풀어야

이번 미디어법의 핵심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겸영을 허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는 신문방송의 겸영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여론의 독과점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의 영역이 점점 자본력에 종속되고 있으므로 소비자의 권리를 가지고 미디어를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자발적 사회안전망을 시민단체나 시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토론3]
김진웅 (선문대 신방과 교수)


토끼몰이 정치의 함정

지금의 정치는 60-70년대의 '토끼몰이식' 사고로 하는 것 같습니다. 한 쪽은 다른 한 쪽을 극한으로 내모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토론방식은 무조건 ‘너를 비판한다’가 아니지요. 상대의 의견을 일단 들어보는 것이지요.
방송문화진흥회에 신임 이사장이 부임하면서 지역 MBC를 매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지역 민방의 영향력이 미미했기 때문에 누구 하나 거세게 반대하지 못합니다. 지역 방송은 위기입니다. 위기는 일단 깨져야만 갱생할 수 있습니다.
수용자는 재미있고 화려한 방송 프로그램에 홀딱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KBS, SBS 등과 소통하며 ‘내 의견이 어떻게 하면 방송에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