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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에게 물어봐/미디어 이야기

지상파DMB, 1인미디어를 위한 창구 역할을 기대한다


지상파DMB, 1인미디어를 위한 창구 역할을 기대한다

윤여진 | (사)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전철이나 승용차 안에서 지상파DMB로 방송을 시청하는 것은 이제 익숙한 모습이다. 우리는 DMB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실시간 뉴스를 접할 수 있고, 자투리 이동시간에 영화나 오락프로를 즐기며 쌓인 피로를 풀고 있다. 미디어의 기술진화는 아날로그시대를 넘어 가히 혁명적 신세계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더욱이 DMB뿐 아니라 와이브로, IPTV 등 첨단기술의 결합은 매체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더불어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며 ‘퍼스널미디어혁명’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이제 개인은 미디어 소비의 주체일 뿐 아니라 정보생산의 주체로 우뚝 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상파DMB 단말기가 1,000만 대를 돌파했다. 지상파DMB의 이와 같은 확산은 지상파DMB가 지상파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고 항상 몸에 지닐 수 있어 개인밀착형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방송통신융합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매체로 대중들에게 평가받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기술의 진화로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에 비해 컨텐츠의 질이나 서비스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이동형 뉴미디어에 맞는 다양한 컨텐츠 개발
필요

새로운 매체산업의 성패는 시청자 즉 소비자를 이해하여 과연 이들의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키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우리의 미디어정책은 국가적으로 뉴미디어시대를 선도한다고 표방한 것이 무색하리만치 적지 않은 오류와 실책을 거듭하며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케이블TV가 기형적 방법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시청자의 입장과 무관한 사업자 중심의 미디어정책이 문제였다. 결국 컨텐츠의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로 컨텐츠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DMB 산업도 그 출발과정에서 사업자 관점에 치우쳐 네트워크의 구축과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 지상파 재송신 유무 등의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 버렸고, 정작 이동형 뉴미디어 서비스에 맞는 컨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동 중에도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결국 컨텐츠의 다양성은 뒷전으로 밀린 채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상파DMB가 방송에 기반하고 있는 이상 보편적 접근권의 문제, 공익성 프로그램의 확대, 청소년 보호 등은 당연한 사업자의 의무이다. 이에 대해서는 모니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매체접근비용의 보편성과 공익적 컨텐츠의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시청자의 당연한 권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동형 뉴미디어에 맞는 새로운 컨텐츠는 과연 무엇일까?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서 DMB가 어떻게 정착될 수 있는 것일까?


지상파DMB, ‘퍼스널미디어혁명의 가교’ 역할

현재 DMB는 자체적으로 방송하고 있는 교통, 여행 등 정보와 관련된 서비스, 출퇴근 시간대에 맞는 영어회화, 영화, 드라마, 오락프로의 편성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서비스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기있는 몇 개의 채널이 지상파DMB를 유지시키기 어렵다.

미디어소비의 주체들에게 지상파DMB라는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질 높은 컨텐츠를 개발하고 아울러 뉴미디어로서의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이며 정보생산의 주체로 성장하고 있는 개인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주는 것이다.

최근 우리 단체는 ‘1인미디어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1인미디어들의 활동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그 과정에서 1인미디어들이 만드는 컨텐츠가 대단히 다양하고, 전문적이며,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개인의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서 새로운 미디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지상파DMB는 뉴미디어 매체이다.

유튜브를 통해 개인이 제작한 동영상이 글로벌하게 회자되고 있는 시점에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을 중계하는 것만으로는 미디어 이용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 1인미디어들이 생산해내는 수많은 컨텐츠를 볼 수 있는 코너나 채널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미디어 지각변동의 주체가 되고 있는 블로거, 1인미디어들의 활동을 이동하면서 볼 수 있다면... 과학, 여행, 예술 등 개인의 관심분야를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전문가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다양한 블로거들을 언제 어디서건 자유로이 만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지상파DMB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뉴미디어 컨텐츠의 창구’로서, 또한 ‘퍼스널미디어혁명의 가교’ 역할로 미디어의 효용성을 한층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이글은 한국 DMB 소식지에서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