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반쯤 열어 두었더니 살랑이는 바람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바람결에 실려 온 봄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습니다. 문득, 이 계절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 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따뜻하게 내리쬐고 있었습니다.책 한 권을 펼쳐 들고 창가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글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의 잎사귀들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앙상했던 가지에 어느새 연둣빛 새순이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봄은 그렇게, 우리가 알아차릴 새도 없이 조용히 다가와 있었습니다.이런 날은 가벼운 산책이 제격입니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가 천천히 걸어 보았습니다. 거리에는 한층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