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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권센터 이야기

방송통신위원회와 집권당은 공영방송 이사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언론인권센터 성명]


방송통신위원회와 집권당은 공영방송 이사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이민웅 교수가 폭로한 ‘사전 내정’ 의혹


대통령 직속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EBS,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를 공모하여 7월 16일까지 절차를 거쳐 추천 또는 임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인 이민웅 한양대 명예교수가 돌연히 방문진 이사 가 사전에 내정되었다고 폭로하면서 이사 후보를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민웅 교수는 당초 방송통신위원회의 권유로 이사 후보로 신청한 바 있으나, 다른 사람이 이사로 미리 선정되었다는 방송통신위원장의 뜻을 전한다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전화를 받고 스스로 철회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민웅 교수는 이사를 선임하는 공식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밀실에서 논의해서 이사를 선임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민웅 교수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집권당은 공영방송 이사를 사전에 밀실에서 결정하여 해당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독립 절차마저 없다


언론인권센터는 지난 정권 때도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할 때 공정성과 독립성을 갖춘 인선이 돼야한다고 누차 지적하고 촉구한 바 있다. 그때는 방송위원회가 형식적으로나마 독립적인 인사위원회를 운영하려고 했다.


오늘의 공영방송 공모과정은 그런 형식적인 절차적 민주주의까지 무시하고 있다.
현재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절차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의 전문성과 사회 각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직접 임명한다고 되어있다.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대통령 직속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5명이 직접 공영방송의 이사를 선임하는 것 자체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일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은 확대하고 MBC 노사 추천 등의 관례를 없앤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당면한 공영방송의 과제는 정치권력과 자본에서 독립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땅에는 아직까지 진정으로 정권과 자본에서 자유로운 공영방송이 없었다. 공영방송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과제는 상업성과 선정성에 매몰된 현상을 타파하여 방송의 공영성을 회복하고 시청자의 권익을 제고하는 일이다. 이것은 아무리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다고 해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다.


독립 인사위원회 세워 재 공모하라


따라서 공영방송의 경영과 공적 책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공영방송사 이사회는 방송계 뿐 아니라 언론계, 학계, 법조계, 언론시민단체 등 각 분야 대표성과 전문성, 개혁성을 갖춘 인사들을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
미디어법 파동이 아니더라도 공영방송이 자본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공영방송사 이사회는 공영방송 철학이 확고하여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지켜내고 시청자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해야한다.


반드시 추천과 임명 과정은 투명하게 시청자 앞에 공개해야 한다.
그러자면 적어도 방송통신위원회 내에 ‘독립적인 인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언론인권센터는 당국이 스스로 이민웅 교수가 폭로한 밀실인사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그에 상응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한 후, 인선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다시 공모할 것을 촉구한다.


 

언 론 인 권 센 터

2009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