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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에게 물어봐/미디어인권 교육

[2015 언론인권8강 수강후기] 제5강 대중성에 대한 오해

ㅣ 수강후기 ㅣ 



모두가 한 곳으로 향하지 않는다. 


박현주 ㅣ 언론인권8강 수강생



인간은 자기본위적이다. 그래서 끝없이 타자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타인의 감정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하나의 몸으로 경험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의 경험은 또 자기본위적으로 작동한다. 독서가 필요하다. 상상력이 필요하다.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정희진처럼 읽기>) 우리는 이제 다른 지점에 가 있어야 한다. 책을 읽는 일은 활자의 문제도 지식의 문제도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고민의 문제이다. 책을 선택하는 일은 지향하는 방향이고, 사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며, 삶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대중성’, 이 말에는 많은 오해가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알게 된 일이다. 대중은 없으며 그래서 ‘대중적인 글 지향’이라는 말은 참으로 난감한 말이다. 어떤 텍스트도 위치성, 당파성에서 자유로운 텍스트는 없다. 그런데 어떻게 대중성이란 말인가. 대중성은 자기 생각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강의의 요지는 단순히 글쓰기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향방을 정하는 일에 중요한 지침이 되는 말이다.


우리가 누리고, 행하고 있는 많은 일들은 대중성이이라는 이름하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있다. 모두가 한곳으로 소통되고 소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위험하다. 어느 한 곳으로 몰려가는 다수의 뒷모습을 보는 또 다른 눈길이 있다.


저자로 먼저 만나고 강연을 나중에 들을 때면, 글의 이미지로 강연자의 목소리나 제스츄어. 심지어 스타일까지 미리 상상하는 때가 있다. 책의 내용은 간데없이 패션에 대한 센스만 눈여겨보다 강연의 흐름을 놓치고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때가 있다. ‘몸 전체가 책을 통과하는 것이다.’(<정희진처럼 읽기>)라는 이야기에 적극 공감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 날 강의를 한 정희진 선생님의 매무새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고통, 슬픔, 소외와 진정한 기쁨, 삶과 죽음을 깊이 이해하는 분으로서 그날의 패션은 성공적이었다. 만약 그날 정희진 선생님이 너무 멋지게 차려입고 왔다면 나는 또 강의에 집중 못하는 우를 범하고 허탈하게 돌아왔을 것이다. ‘대중’을 멋지게 따돌렸다. 선생님으로서는 어떤 의도도 필요치 않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