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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에게 물어봐/미디어 이야기

'포털 위성 언론', 인터넷미디어의 구조로 자리잡나?

포털의 뉴스 집중화로 태어난 '포털 위성 언론'

네티즌들이 언론사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해 기사를 읽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포털 뉴스홈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당파성에 따라 편집과 논조가 서로 다른 언론사와는 달리 포털은 이념이나 당파성과 관계없이 종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누리꾼들이 붐빕니다.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서는 격론이 벌어지기도 하며,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이유입니다.

인터넷은 수많은 정보가 집중되는 공간이므로 그 많은 정보를 모두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 보다 더 눈길을 끄는 정보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뉴스에서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분야는 정치와 스포츠, 연예일 것입니다.

포털 뉴스홈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털 뉴스홈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언제부턴가 연예와 스포츠 기사 중심으로 대량의 기사를 쏟아내는 것을 주업으로 삼는 인터넷언론이 생겼습니다. 특히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시작된 이후 모 스포츠연예전문 인터넷언론은 랭키닷컴 선정 종합인터넷신문 분야 방문자수 1위 자리를 굳힌 지 오래입니다.


 
  
▲ 포털 뉴스홈에서 매일같이 볼 수 있는 TV 줄거리 나열 기사
ⓒ 다음 갈무리

포털의 이중 미디어 전략

문제는 그런 언론들이 저질 기사를 양산해낸다는 점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을 캡쳐해놓고는 방송 내용을 그대로 나열해 '리뷰 기사'인 양 포털에 전송한 기사, 연예기획사 등에서 배포하는 연예인 홍보 목적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포털로 전송하는 식의 기사를 마구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언론들을 과연 '인터넷 저널리즘'의 사례로 봐야 할지, 사례로 봐야 한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언론들을 '포털 위성 언론'이라고 합니다. 질과 상관없이 양과 속도에 치중한 기사들을 포털 뉴스홈에 집중적으로 내보내 이름을 알리고, 네이버 뉴스캐스트 등을 통해 방문자 수를 늘리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에 나온 비하적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언론들은 포털에 더 빨리, 더 많이 기사를 올리기 위해 낚시성 제목에 오타까지 빈번한 수준 낮은 기사를 양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바람직하지 못한 운영으로 사세 확장에 성공한 언론들이 포털 뉴스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연예 스포츠 분야에서는 갈수록 치밀한 분석 기사나 날카로운 비판 기사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입니다.

그런 가운데 포털이 구사하고 있는 미디어 전략이 흥미롭습니다. 속보성 기사에는 '포털 위성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질적인 보완을 위해 영화계와 스포츠계의 검증된 현업 언론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을 적지 않은 원고료를 주며 블로거 혹은 칼럼니스트로 별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포털과 ‘포털 위성 언론’의 구조화, 방치해선 안 돼

'포털 위성 언론'이 인터넷미디어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릅니다. 포털과 '포털 위성 언론'의 보이지 않는 종속관계가 인터넷미디어의 구조로 자리 잡을 것이며, 좀 더 넓게 볼 때 결과적으로 포털의 영향력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삼스레 얘기할 내용은 아니지만 포털을 이용하는 많은 누리꾼들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대처할 수단이 없어 '그러려니' 단념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불거진 선정적 낚시 기사의 문제와도 맞물려 인터넷미디어 자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문제제기와 함께 많은 이의 고민을 모아 해법을 모색해 갈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인권센터 인터넷미디어위원회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