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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에게 물어봐/미디어인권 교육

[언론인권교육 제3강] 한학수 PD_'미디어와 인권이야기'

한학수 피디의 고백적 특강

정기용 | 언론인권센터 간사

‘황우석 파동’으로 잘 알려진 한학수 피디.
그는 ‘황우석 박사가 <사이언스>에 쓴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여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몇몇 언론은 그와 김선종 연구원이 나눈 이야기를 취재윤리 위반으로 문제 삼아 보도했다. 이후 논문조작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으나 한 피디와 가족들은 그동안 비난과 협박 속에 상처를 받아야만 했다.

유명세를 엄하게 치르고 국제 시사프로그램 ‘W’로 복귀한 그는 100회 특집을 만들고 나서 지난해 여름 MBC스페셜 피디로 자리를 옮겨 사건 뒤의 ‘사람’을 찾아다니며 바쁘게 보냈다. ‘그 배는 어디로 갔나?’로 IMF 때 강제 퇴출된 은행원들을 취재했고, ‘그해 겨울 의항리’ 로 기름유출 이후의 태안 주민들을 집중 조명했다. 그 한학수 피디를 언론인권센터 미디어 강좌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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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피디는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화제집중〉에서 '호주제 폐지 논란'을 준비할 때였다고 말한다. 같은 고민을 하면서 만든 작품이 사형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PD수첩〉‘사형제도를 사형시켜라’라고 자기 작품이력을 설명한다.

한 피디는 ‘몰래카메라’의 예를 들어서 ‘편집윤리’를 둘러싼 현장 피디의 체험과 고민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인터뷰를 할 때의 고민도 말한다. 본질을 비껴난 곁가지 말들에서 강한 유혹을 받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지만 마음은 흔들린다고 한다. 그의 자문은 이어진다. “취재하기 위해서 위장취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 인력을 투입하는 일은 정당한가?”
  
특히 한 피디는 카메라에 찍히는 사람들의 인권과 시청자들의 알권리가 서로 상충되는 부분에서 ‘아직 명확한 해답을 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한 피디는 황우석 파동을 취재하면서 겪은 사연을 많이 털어 놓았다. 줄곧 심각한 이야기를 하던 그는 “황우석 파동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학 지식이 한 단계 향상되었다.”고 줄거리를 반전시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그는 황우석 파동 이후에 제보자가 겪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들려주었다. 제보자와 가족은 직장을 잃고 방황했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제보자는 배신자로 몰리기 십상이므로 제보를 한 이후에 생활을 보장하고 법률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한 피디는 황우석 파동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이렇게 말했다.
“언론계, 학계 등 사회 제반 분야가 반성하고 성찰하는 전환적 계기가 되지 않았겠느냐?”

그는 황우석 파동을 거치며 자신이 많이 성숙한 것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편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자신이 바라는 바라고 한다. 진솔한 심경이 담긴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