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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의 친구들

[신고합니다-박형준 간사] 또 다른 시작

또 다른 시작


박형준|언론인권센터 간사


□ KBS '시청자데스크'와의 인터뷰

2009년 한 해, 기자로서 큰 좌절을 겪었습니다. 기대를 안고 입사했던 월간지 회사가 고질적인 경영난, 그리고 대주주와 전임 대표이사의 알력 속에서 공중분해 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슴 가득 냉소가 늘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기자가 되기 전에 블로거로서 촛불시위 현장을 뛰어다닐 때부터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포럼 토론자로도 참석하는 등 인연을 맺었던 언론인권센터의 간사로 일할 기회가 찾아와 반가웠습니다.

진보언론에서 일하며 목격했던 불합리와 열악한 현실 탓에 가슴 속에 냉소가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어쩌면 나에게는 치유가 우선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치유는 쉼보다도 일을 통해 더 빨리 얻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해나가는 일과 활동이 나 자신과 언론인권센터에 활력과 보람,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돌아보면, 블로거와 기자로 활동하면서 오보를 낸 적이 있습니다. 무심하게 사실 확인을 거치치 않고 썼던 작은 기사가 큰 파문을 몰고 와 곤욕을 치른 것입니다. 작은 기사의 표현 하나, 문장 하나도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틀릴 수 있고 상처를 받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을 점점 깨달았습니다.

언론인권센터에서 새로 일을 시작하는 것은 그래서 더 새롭게 느껴집니다. 가해자였기에, 어쩌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가해자였을 수 있는 일이 또 있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늘 돌아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초심을 지켜나갈 생각입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