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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의 친구들

김예린 홍보팀장 "촌닭의 카피오~~"


촌닭의 '카피오~~'


김예린 언론인권센터 홍보팀장


이사장님과 위경련
 
언론인권센터에서 2009년을 떠나보내면서 처음을 떠올려보고 1년을 되돌아본다.
사무처 간사로 일한지 얼마 안 돼서 안병찬 교수님이 우리 이사장님이 되셨다. 어느 날 이사장님이 사무처에 들르셨는데 언론인권센터의 지난 회보에 쓴 내 글에 빨간색 표시를 해 오셨다. 교정․교열을 해주신 것이다. 그것을 던져 받은 나는 머리가 하얘졌다.
그 때부터인가 이사장님과 마주하면 뱃속에서 위경련 비슷한 긴장감이 돌았다. 그와 함께 표정도 굳었을 것이다. 이사장님은 초반부에 나에게 별명을 지어주셨다. ‘촌닭’이라고.
초반부와 중반부는 글쓰기에 관해 이사장님의 고속·과열 트레이닝을 받으며 살았다. 비록 이사장님 앞에선 눈물을 보이지 않았으나 새벽까지 일을 하고 난 뒤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때때로 울었다.


“우 위원님 전상서”

두 번째 사부님은 우정제 위원님이다.
“우 위원님 전상서”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우 위원님과 지낸 날이 눈물겹고 애틋하다.
매주 화요일 아침에 이메일 주간통신을 보내려면 월요일마다 마감작업을 해야 한다. 초반에는 기반을 잡느라 월요일 밤 11시까지 야근을 했다. 나는 늦게 가도 괜찮으나 우위원님과 윤여진 처장님까지 집에 못 가시는 것이 너무 죄송해서 한 번은 좀 적당히 하자고 우기기도 했다.
곧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 위원님은 이사장님과 사무처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면서 견디고 있었다. 나는 차츰 생각을 바꾸며 야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누가 “주간통신 작업 언제 끝나요?”하고 물으면 “저녁 9시는 기본이에요."하고 웃는다.

이제 맥을 잡았을까 하는 단계이다. 운동화 신발 끈을 묶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간통신과 회보를 제작할 때면 언론인권센터 자문위원님들의 조언을 구하며 분투한다. 정말 끊임없이 이곳을 도와주는 분들이 계시다. 위원님들 눈에 나는 언제나 촌닭일 테지만 그 가르침이 고맙다.


“카피오~~”

이렇게 트레이닝을 받다보니 카피 뽑는 실력이 늘은 것 같다. 말하기가 쑥스럽지만 2009년 한 해에 여러 가지 카피를 뽑았다. 그래서 촌닭이 “카피오~~”하고 홰를 치는 모습을 생각하곤 혼자 웃는다.

우선 ‘C의 눈으로 미디어보기’라는 카피가 있다.
언론인권센터가 매년 주관하는 미디어교육의 제목이다. 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카피였다. 2008년에도 이 행사를 진행했지만 그 때는 카피를 뽑을 생각도 못했다.
‘C’를 보고 사람마다 다른 것을 생각하던데 나는 A와 B의 논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비평가로서의 C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두 번째는 ‘미․지․별’이다.
언론인권센터의 여러 본부 이름 중 하나로 1인미디어지원특별위원회를 줄인 것이다. 이 이름은 2007년도에 사무처 식구들과 같이 지었다. 블로그 이름도 같은 ‘미․지․별’로 하고 블로그지기 이름은 ‘미․지․인’으로 정했다.

세 번째는 ‘미인들아 모여라!’이다.
‘청소년 미디어인권교육 캠프’의 제목으로 지었다. 미디어인권을 줄여서 ‘미인’이라고 쓰고, 인권을 지키며 미디어를 사용하는 학생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미인들아 모여라!’라고 카피를 뽑은 것이다.


뜸으로 지붕 엮는다

네 번째는 ‘언론인권센터의 밤을 수놓아 주세요’이다.
얼마 전에 치른 ‘언론인권센터의 밤’ 행사를 홍보하면서 지은 문구이다. 언론인권센터는 작은 힘들이 모여서 꾸려가는 단체이다. 하나하나는 이름이 없을지라도 여럿이 뜸으로 지붕을 잇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이사장님서부터 간사까지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의견이 오고 가는 것도 장점의 하나이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연령과 지식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매일 터지는 이슈를 따라가기가 힘들 때가 많다. 그 이슈에 관한 기반 지식이 짧은 까닭이다.
처음에는 “내가 행정병하려고 여기 들어왔나?” 하는 자괴감에 빠졌다. 이제는 돌아가는 맥을 잡았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많은 의견을 내려고 노력한다.
홍보를 맡다 보니 일은 덜하고 말을 앞세우려는 충동을 받을 때가 있다. 내가 조심해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