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미지별 이야기

1인미디어의 반격 곤혹스런 '전통미디어'


1인 미디어의 반격 곤혹스런 ‘전통미디어’
촛불정국 이후 1인 미디어 제도화 과제 … 소통과 감시 ‘공존’ 모색

2008년 07월 02일 (수) 15:47:50 최문주 기자 ( sanya@mediatoday.co.kr)


촛불시위를 계기로 떠오른 1인 미디어의 반격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언론인권센터 주최로 지난달 26일 인사동 관훈클럽에서 열린 ‘촛불에 나타난 1인 미디어 발전 방향’ 토론회에서는 1인 미디어의 미래를 전망하고 기성 미디어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카메라를 든 시위대…기성 언론 압도”= 이날 발제를 한 민경배 교수(경희사이버대 NGO학과)는 촛불시위를 계기로 등장한 1인미디어를 ‘스트리트 저널리즘’이라고 표현하면서 “세계 최초의 카메라를 든 시위대의 출현”이라고 호평했다.

특히 “이들이 취재, 보도, 분석, 여론 형성 등 모든 언론과정에 개입하면서 속보성과 현장성에서 기존 언론을 압도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보수언론의 메시지 공세가 이번처럼 먹혀들지 않는 사례는 처음이었다”며 “실제 미디어전을 방불케 하는 이번 촛불 정국에서 시민들이 기록자로서 직접 만들고 있는 그대로 전파하다보니 보수 언론의 게이트키핑도 통하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 지난 달 26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취재하고 있는 사자TV의 류신 씨(오른쪽). 이치열 기자 truth710@  
 
블로거 박형준(창천항로)씨도 “누적돼 온 기성언론에 대한 반감이 촛불시위를 계기로 폭발했다”며 “누리꾼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성 언론이 ‘미필적 고의’로라도 하지 않는 부분을 1인 미디어가 대신하고 있다. 그것이 시민들의 신뢰와 호응을 받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촛불 이후, “경쟁을 넘어 ‘공존’으로” =토론자로 참석한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1인 미디어의 부상과 포털사이트의 여론 집약으로 전통매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통매체 뉴스룸은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불편함과 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최 기자는 “1인 미디어가 내놓은 여러 콘텐츠가 과연 전통 매체의 저널리즘의 지위를 재고하는 방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차분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전통 매체가 1인 미디어들과의 ‘경쟁 관계’에서 하루빨리 ‘공존의 관계’로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블로거 김욱(거다란)씨는 “1인 미디어가 부상하면서 기존 언론들이 앞다투어 인터넷 생중계를 도입하는가 하면 기존 기자들의 개인 브랜드화도 자극하고 있다”며 ‘1인 미디어’를 ‘전위’ 역할로 자리 매김 했다. 김씨는 “취재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접근이 어려운 1인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1인 미디어가 보다 촘촘해져 기존 미디어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인미디어 지킴이’ 나서= 촛불집회 생중계 BJ ‘라쿤’으로 유명한 나동혁씨는 “경찰과의 대치 상황에서 불법 채증을 당하거나 공식 프레스가 아닌 이유로 현장에서 촬영을 제지당하는 일들이 태반이었다”며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고 말해, 1인 미디어로서 현장 중계 과정에 겪는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사)언론인권센터는 “촛불집회는 소수 기성 매체가 독점하던 언론권력을 개인에게 수평적으로 되돌려 준 첫 사례로 기록될만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1인 미디어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의 저작권 보호나 표현의 자유 등 법적 제도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권센터는 ‘1인 미디어지킴이’(http://presswatch.tistory.com)블로그도 개설했다.

[미디어오늘 관련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