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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의 친구들

다케시마, '늑대의 근성'은 변함없다

[언론인권센터 사람들] 김영필 회원 (한반도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

다케시마, '늑대의 근성'은 변함없다

김영필 회원 (한반도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

 언론인권센터의 회원이 된 지 만 2년이 되었다.
그러나 회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늘 죄송스런 마음이다.
매월 자동이체되는 회비납부 외에 기껏해야 송년회, 등반대회, 회원의 날 행사 등에 참여함으로써 회원으로서의 자각을 갖게 되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터에서 매주 보내주는 인터넷 회보를 그 많은 스팸 메일 속에서 용케도 찾아내어 통독하곤 하였다. 특히 ‘회원릴레이’ 코너는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인생의 무게와 가치관이 배어있는 코너이기에 주의 깊게 읽고 있다.

나에게도 이 코너에 글을 쓸 기회가 주어졌다. 나름대로 근사하게 쓰려고 생각했지만 얼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사진첩을 들춰보다가 작년 가을 독도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의 오끼섬을 방문했을 당시의 사진에 눈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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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마! 돌아와라, 섬과 바다’라구?


지난해 이장희 언론인권센터 전 이사장(오른쪽 두 번째)과 함께 시마네현 오끼섬을 찾은 필자(맨 오른쪽). 독도를 ‘다케시마’로 명명하며 일본의 영유권 되찾기를 주장하는 거대 광고탑 앞에서 일행은 손가락으로 엑스표를 그려 결연한 의사를 표시했다. 광고탑 문구는 ‘다케시마! 돌아와라, 섬과 바다’.

언론인권센터의 전임 이사장이신 이장희 교수님과 독도문제에 대해서 공동연구를 할 기회가 있었고, 그 일환으로서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소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시마네현을 방문하여 민간인의 입장에서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한 뒤 오끼섬을 방문했을 당시의 사진이다.

당시 시마네현에서는 우리를 극진히 대접했다. 우리 일행이 일본의 우익에게 해코지나 당하지 않을까하여 정보경찰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배치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오끼섬에서 만난 일본 주민들은 그냥 평범한 시골 어부였다. 독도의 영유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을 뿐 아니라 독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고기가 많이 잡히면 좋겠다는 그런 소박한 바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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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네현 ‘다케시마자료실’ 방문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시마네현을 찾아 민간인의 입장에서 일본 관료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왼쪽 두 번째가 필자, 필자 오른쪽 이장희 전 이사장.


우익을 등에 업은 일본 중앙관료・의원들이 독도영유권 주장

그러나 시마네현의 정치인들이나 관료집단은 달랐다. 이들은 일본 우익의 집요한 공세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도외시한 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였고, 이러한 우익을 등에 업은 일본의 중앙관료와 국회의원들이 시마네현에 호응하여 결국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게 된 것이 최근 독도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행태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독도문제로 시마네현을 방문하여 양의 탈을 쓴 늑대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우리들은 잠시 그들이 늑대의 근성을 가진 종족이라는 점을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작금의 독도사태를 접하면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며칠 후면 일제로부터 우리가 독립을 쟁취한 지 63주년이 된다. 다시금 독립의 의미를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다. 여름휴가가 한창이지만 나는 개인사정상 올여름 휴가는 갈 수가 없다. 가을에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서 우리 땅 독도를 방문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