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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에게 물어봐/미디어 이야기

이러닝, 웹 2.0을 만나다

이러닝, 웹 2.0을 만나다

민경배
|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


  웹2.0의 물결이 이러닝(e-learning) 분야에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사용자 참여, 공유, 소셜 네트워크 등 웹2.0 원리를 교육에 접목시킨 이러닝 2.0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등 IT기술을 활용한 원격교육을 뜻하는 이러닝은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식기반사회의 효과적인 교육 방식으로 진작부터 각광받아 왔다.

  가트너(Gartner)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이러닝 시장 규모는 2007년 6억 2,200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향후 2010년에는 연평균 15.1%가 성장한 9억 5,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17개 사이버대학을 비롯하여 대형 학원 및 사교육 업체, 대기업 사원 교육 등을 중심으로 이러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렇게 이러닝 시장 규모는 급속히 커지고 있는데 비해, 교육 방식의 발전 속도가 이것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이러닝은 웹페이지를 통해 단순히 교육용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학습관리시스템)로 학습자의 수강을 관리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온라인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쌍방향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하기보다는 단지 교육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해주는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이러닝은 교육 콘텐츠 개발 및 교육 시스템 운영에 막대한 비용을 수반할 뿐 아니라 학습자의 참여율과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러닝 2.0은 이러한 고민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팟캐스팅, 블로그, 위키위키가 교육용 플랫폼으로 채택되는가 하면 RSS(Really Simple Syndication, 다양한 콘텐츠를 요약하고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표준), 매쉬업(Mashup, 정보나 서비스를 융합하여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등을 만드는 것), 오픈마켓 등 웹2.0의 기술과 서비스 모델들이 이러닝에 접목되면서 비용 대비 효과를 급격히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이러닝 2.0 서비스로는 블로그를 기본 플랫폼으로 활용한 ‘에듀블로그’,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엘그’, 위키를 기반으로 한 ‘위키스페이스’ 등이 있다. 이밖에도 교사와 학생이 함께 공동노트를 작성하는 ‘스터디셔스’, 온라인 강의실을 제공하는 ‘디지케이션’, 쌍방향 중국어 학습을 지원하는 ‘차이니즈팟’ 등도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이러닝 2.0 사이트들이다.

  한편 교육 콘텐츠 유통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했다. 이러닝 마켓플레이스 ‘누보’에서는 강사들이 UCC로 제작한 교육 콘텐츠를 직접 가격을 설정해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예스24', '인터파크’ 등이 이와 유사한 교육 콘텐츠 오픈마켓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러닝 2.0은 경제성과 효율성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공유와 참여를 통한 집단지성의 가능성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아직 공유 의식이 부족한 한국에서는 이러닝 2.0이 활성화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98년부터 교사들을 대상으로 시험 문항 공동개발 및 활용을 골자로 한 교육정보 공유운동을 추진해왔으나 호응 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단적인 예이다. 결국 이러닝 2.0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의식에 달려있는 것이다.

* 이 글은 언론인권센터 회보 [언론인권] 제29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