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미지별에게 물어봐/미디어 이야기

조중동의 다음 뉴스공급 중단을 환영한다


[칼럼] 소비자의 의사에 반해서 유지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황의홍 |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

먼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촛불을 통해서 1인미디어가 이처럼 빨리 미디어의 전면에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모든 언론사들이 “다음 아고라”를 보면서 뉴스 편집을 해 사실상 언론사의 편집국은 “다음 아고라”라고 일컬어지고 있지 않은가?

지난 노무현 정부 내내 대통령이 앞장서서 조중동(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신문 약칭)과 싸우고 안티 조중동을 외쳤지만 그 기세가 꺽이지 않았는데 조중동은 조그만 주부 사이트에 광고주 압박을 하지 말라고 읍소하는 진풍경을 벌이고 있다.

조중동이 다음에 뉴스 공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는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마치 네이버가 네티즌으로부터 비난이 계속되자 뒤늦게 촛불집회를 생중계하고 “여러분의 소리를 귀담아 듣겠습니다”라고 호들갑을 떨었을 때 나왔던 웃음과 같다.

조중동의 다음 뉴스 공급 중단 발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협상 거부와 마찬가지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붓는 일이다.소비자가 리콜을 요구하면 기업은 질 좋은 상품으로 바꾸어 이윤을 얻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상품을 개선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양질의 유통망에다 자신의 상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면 기업이 어떤 형태로 이윤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비자의 의사에 반해서 유지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정부를 견제하고 건강한 여론 형성을 주도해야 할 언론, 그 중에 조중동은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이익을 옹호하고 소비자인 국민의 뜻과는 반대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다음 입장에서는 몹시 곤혹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미 정답은 나와있다. 소비자인 네티즌과 함께하면 기업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군사정권 시절도 아닌데 다음의 전직 부사장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가 있다고 해서 큰 특혜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지금 시청 앞 촛불은 그대로 다음 측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또한 거대신문으로부터 탄압 받는 다음에 네티즌들의 응원도 쇄도할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나서서 조중동과 싸우지 않았다면 이미 참여정부 시절에 조중동은 별 볼일 없는 신문이 되었을 것이다.

상품의 내용으로 보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당연한데도 정부가 드러내놓고 특정언론을 공격하니 반감을 가지는 보수 기득권세력이 조중동을 중심으로 뭉치고 튼튼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힘이 더 강해진 측면이 있다.

시장은 냉정하다. 소비자가 필요하면 물건을 산다. 신문고시도 경품을 통한 물량공세가 아니라 내용과 질로 공정 경쟁하라는 것 아닌가?



오늘 네이버도 홈페이지 편집을 이용자에게 개방함으로써,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정보 유통플랫폼 개념인 “오픈캐스트” 도입을 발표했다.

뉴스마저도 초기화면에서 네이버가 제공하던 종합뉴스 서비스를 없애고, 이용자들이 여러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박스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금칙어와 실시간 급상승어의 알고리즘을 외부 전문가에게 검증 받겠다고 발표했다.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긍정적인 조치이다. 연말까지 하겠다는 것이니 당장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촛불에 나타난 인터넷 이용자의 성향으로 볼 때 조중동의 기사가 지금같이 대접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주간동아 6월25일자” 커버스토리를 보면 동아일보 등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조치와 전혀 배치되는 기사를 쓰고 있다. 다음의 지속적인 분발을 기대한다.

"머릿속 이상사회 온라인 타고 현실민주주의로" 중 일부

386 세대인 다음커뮤니케이션 석종훈(46) 대표는 강연 때마다 ‘87년 체제’ 이후를 결정지은 ‘1995년 체제’를 강조한다. 결국 석 대표는 포스트386 세대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세상을 즐겁게 바꾸자’라는 다음의 경영이념까지 새로 만들어내고, 제주도에 ‘소통’을 주제로 한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GMC)를 만들기에 이른다. 서울이 아닌 제주도로 내려간 인터넷 기획자들이 GMC에서 만들어놓은 작품이 바로 어떤 언로의 제약이 가해지지 않는 ‘아고라’와 ‘블로거 기자단’이다. 석 대표의 이야기다.

"다음은 출발 당시부터 끊임없이 ‘우리는 미디어다’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어요. 미디어이긴 하지만 일방통행이 아니라 다양한 다중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음의 한자어는 바로 다양한 소리라는 뜻의 ‘다음(多音)’입니다."


[데일리서프라이즈 원본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