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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 이야기

[성명]동아일보는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사건’의 진상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동아일보는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사건’의 진상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동아일보가 신동아의 ‘미네르바 오보(2008년도 12월호, 2009년도 2월호)’ 경위를 규명하는 내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힌 후 17일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동아일보는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는 외부 법조인과 언론학자도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시켜 객관적으로 검증하겠다고 공언(公言)했으므로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 온 터이다.

동아일보는 뒤늦게나마 지면을 통해 사과문을 냈다지만, 앞서 두 달 동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도 도리어 다른 근거를 거론하며 시간을 끌어오던 끝이었다.

‘미네르바 오보’는 단순 과실로 비롯한 오보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미네르바 오보’는 사전에 취재원을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한 단순 과오라기보다는, 사전에 취재 책임을 외면하고 사후에 확인 의무를 회피한, 상업주의에 근원한 체질적 과오로 보였다.

신동아의 ‘미네르바’ 투고문은 유명한 인터넷 논객의 공개적 발언이라고 여겨졌기에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동아일보는 ‘미네르바 오보’가 한 언론사의 내부적 취재 규율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가 담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의 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진상 규명은 언론사에게 생명과도 같은 신뢰와 명예를 지키는 일이기에 동아일보는 힘을 기울여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동아일보는 이제 뒤늦게라도 불명예를 덜어내는 길은 오보 과정의 석연치 않은 부분과 의심쩍은 구석을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거쳐 내외에 밝히는 길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미국 시비에스방송(CBS)의 예는 타산지석이다. 지난 2004년에 시비에스방송은 부시 미국대통령이 군에 복무하던 시절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청탁까지 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 하나를 폭로한 적이 있다.

그 진위가 도마 위에 올랐으나 처음에 시비에스는 취재원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을 옹호했다.

그러나 시비에스는 12일 만에 결국 검찰총장을 지낸 법조인과 에이피통신(AP) 사장을 거친 언론인을 위촉하여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진상조사위원회는 방송국측이 전문가의 검증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한 점, 취재원이 어떻게 문건을 입수했으며 무엇을 노리는지 면밀히 확인하지 않은 점 등 10여 가지 잘못을 범했다고 지적하고 특종 욕심 때문에 ‘사실 확인을 소홀히 하여 일어난 오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시비에스는 진상조사위원회가 책임자 처리에 관해 권고한 바를 그대로 수용하여 선임 부사장과 책임 프로듀서를 물러나게 하고 담당 프로듀서를 해고했다.

언론인권센터는 먼저 빠른 시간 안에 동아일보가 사외 진상조사위원으로 누구를 위촉했는지 그들이 어떤 절차로 조사를 하는지, 내외에 알려야 한다고 본다.

언론인권센터는 특히 신동아 편집진이 오보 경위를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하고자 두 번째로 오보를 한 일은 없는지, 진상조사위원들이 철저하게 밝혀주기 바란다. 그리고 조사 결과가 나오면 동아일보는 관련자들의 책임에 상응한 문책을 해야 한다고 본다.

동아일보는 ‘신동아’의 미네르바 기사를 구독한 독자와 시민이 동아일보의 진상조사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언 론 인 권 센 터

2009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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