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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의 친구들

"나이를 기사에 쓰던 시절도 있었지..."


"나이를 기사에 쓰던 시절도 있었지…"

               언론의 ‘선입관’ 뜯어고치자

 김지명 이사 (한국통번역사협회 회장 ) 

짧은 기간이었지만 신문기자로 언론계의 식구였고 대학원에서 신문학 석사를 밟았고 신문방송학과 시간강사를 4년 하였으니 언론과 인연이 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는 신문사를 떠난 다음에야 언론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 반감, 피해의식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말과 글’로 하는 보도행위

특히 내가 인터뷰 대상이 되어 몇 차례 신문이나 잡지에 노출이 되면서 언론이 얼마나 쉽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어떤 정치적 의도나 악의 또는 기자의 능력 문제 이전에 ‘말 과 글’을 매개로 하여 보도행위가 이루어진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는 말이 내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가?

내 말을 기자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기자는 자기가 이해한 것을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고 있는가?

그 글을 읽는 독자나 방송의 시청자는 기자가 의도한 내용 그대로 이해하는가?

내가 써 놓은 글도 나중에 보면 “이런 뜻이 아닌데…”하고 고쳐 써야 하지 않던가?


“누구에게 공정한가?”

흔히 “공정한 보도” 라고 하지만 “누구에게 공정한가?”하고 질문을 던져보면 문제는 복잡해 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보도” 역시 “정확하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간단치 않습니다.

언론인권센터가 공정하고 정확하지 못한 보도로 인해 피해를 받는 많은 사람들의 권익보호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개인적으로 늘 불만인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한국 언론은 기사를 쓸 때 모든 사람의 나이를 밝히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할 때에 진지하게 “내 나이는 밝히지 말라”고 요청해도 통하지 않죠.


나이를 넣는 기사 관행

나이 정보는 사람에 관해 보도할 때 중요한 정보가 아닙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이를 근거로 ‘틀에 박힌’ 판단을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사람 수명에 관한 기사가 아니라면 굳이 사람 이름 뒤에 괄호를 치고 나이를 밝히는 후진적 관행은 고쳐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명히 선진 민주 사회에는 맞지 않는, 졸업해야 할 풍습입니다.

인권의 문제는 아니지만 ‘개인정보보호권리’라는 점에서 언론의 선입관을 뜯어 고치는 일에 언론인권센터가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곧 “사람들 나이를 기사에 쓰던 시절도 있었지…”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