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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의 친구들

라쿤, 미네르바 1차 재판 현장에 가다

라쿤, 미네르바 1차 재판 현장에 가다

 나동혁 (1인미디어, BJ 라쿤)


  2009년 3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522호 법정에서 오후 2시 미네르바 사건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박대성 (미네르바) 씨의 모습은 면도를 하고 머리를 단정하게 잘라서인지 처음 구속되었을 때보다 깔끔해 보였습니다. 공판 내내 긴장하고 움츠린 모습이 아니고 증인의 말들을 기록하면서 변호사를 통해 말을 전달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었습니다.

검사 측 증인으로는 이아무개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실장(전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과 손아무개 기획재정부 외환자금과장 그리고 이아무개 연합 인포맥스 기자가 채택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시간 사정으로 변호사측 증인 한사람의 증언은 듣지 못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쟁점 사안은 2008년 12월 26일에 기획재정부 국제금융부 주최로 기업과 은행의 국장 및 팀장 급 직원 7-8명이 참여한 외환관련 모임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정부가 기업과 은행에 환율관리 압력을 가했는지 알려는 것이었습니다.

검사 측 증인들의 발언들을 종합하면 외환관련 모임은 1980년대 초중반부터 필요에 따라 꾸준히 진행해 왔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전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의 발언), 그 자리는 기업과 은행 그리고 정부 당국자의 비공식 의사소통의 장이었으며, 그 당시 나온 얘기 중에는 연말 환율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달러 매수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간담회 형식일 뿐이고 기업이나 은행은 이익에 반하는 행위는 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압력으로 받아졌을 가능성은 적으며, 기업이나 은행의 입장에서도 환율이 오르면 외화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던 부분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두 번째 쟁점 사안은 과연 미네르바의 글로 인해 시장에 혼란이 생기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정부가 불가피하게 환율안정을 위한 비용을 2배 이상 지불하게 되었느냐, 따지는 것이었습니다.

증인들의 의견은 미네르바가 12월 29일 오후 1시 22분에 '매수 금지령 공문'에 관련힌 글을 작성한 이후, 개인과 중소기업이 자주 이용하는 국민은행의 외환창구의 거래량이 평소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아무개 기자의 의견), 12월 29일과 12월 30일의 기업과 기관이 아닌 개인들의 거래량이 유독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2007년과 2008년의 거래량을 비교하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항상 12월 29일과 30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쯤 외환 거래가 특히 많았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변호인은 또 국가신용 위험측도 중의 하나인 CDS 프리미엄은 미네르바의 글이 쓰여지고 나서 하락한 것이 아니라 10여일이 지난 1월 7일에 하락하였음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또한 12월 1일 평균 거래량이 38억달러인 것에 비하여 29일 거래량은 이보다 더 적은 34억 달러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결론을 말하면 새롭게 밝혀진 것이 없는 듯했습니다. 미네르바의 글이 실질적으로 매수에 영향을 끼쳤다는 계량화한 자료를 추출하기는 어려웠고 외환시장에 혼란을 가져왔을 개연성과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하겠습니다. 또 현재의 증언들과 시장 상황을 통해 보면 정부가 실질적인 압력을 행사했는지 단정 짓기도 어렵습니다.

연합 인포맥스 기자는 리만 브라더스 문제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나 환율 변동은 기자나 다른 관련자들이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인은 단지 미네르바의 글을 보고 달러를 매수하진 않을 테고, 주로 외환 거래의 유경험자와 관계자들이 대부분 봤을 텐데 과연 그들이 미네르바의 글을 보고 달러를 매수했을까?

그리고 수십, 수백 가지가 결부된 국가신인도의 문제인데 한 개인의 루머로 인하여 국가신인도가 하락했다고 주장한다면 혹시 억측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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