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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별의 친구들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두려워 하라!

[언론인권센터 사람들] 이정원 이사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부사장)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두려워 하라!”



   





   오래간만에 언론인권센터 사무실을 방문했다.
   명색이 본 센터 이사라는 사람이 뻘쭘하게 사무실에 들어설 때
   반갑게 맞아주는 사무처 운동가들의 반가운 내색이란
   나를 더더욱 미안하게 만든다.
   이런 나의 약점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우 편집위원은
   회원릴레이 원고청탁을 들이밀었다.
  
사실, 언론인권운동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좋은 일이니  같이 하자는 후배의 권유로 시작해 그저 사무처 간부들에게 나의 언론관을 위임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굳이 술 한 잔 걸치고 얘기하다 보면 대한민국 언론에 피해 안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저 광고주에 휘둘리는, ‘권력의 시녀’쯤으로 언론을 폄하하고
살다 보니 아예 논평조차 거부하고픈 것이 그 동안의 언론관이었다.

그러나 어렵다 포기 말고 언론인권운동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또한 전문가들과 함께 바른 언론을 만들 수만 있다면 결국은‘언론과 시민이 상생하는 대안의 길’을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회원과 멀어지는 조직은 운동권력화되기 쉬워

그렇다 치고, 운동을 하려면 나와 생각이 비슷하거나 문제의식이 같은 동지들이 함께 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는 각자 자신의 가치관과 언론관을 사무처에 위임해 놓다 보니 정작 회원들끼리는 소원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칫 시민 없는 시민운동, 나아가 시민운동 권력쯤으로 전락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기획을 누군가 제안했나 보다. 작은 일이지만 너무나 환영한다. 노동운동이 노조원과 멀어지면 귀족화된다고 노동운동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물론 보수 언론의 노동탄압과는 다른 차원에서). 그렇듯, 설령 비슷하다 하더라도 회원과 멀어지는 조직은 운동권력화되기 십상이다.

“난 노동과 자본의 상생을 믿는 확신범”

이 난의 취지대로 간단히 나를 소개해본다.
어떤 이력서를 제출할 수도 없고, 또 그건 맞지도 않다는 판단에서 나의 문제의식을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모순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노동과 자본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얼마나 좋은 사회가 될까? 일견 허무맹랑한 얘기일지도 모르나, 난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확신범이라고 소개하련다.

언론권력과 시민 사이에는 왜곡과 모순이 있기에 언론인권운동이 가치가 있을 것이다.
모든 권력은 부패하고 모든 자본은 착취한다는 말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부패하지 않을 수 있고, 착취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도 가능하다고 믿는 확신범을 많이 만드는 일은 보람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여럿이 함께 끊임없이 활동해야한다’는 것이다.